1. 서울의 전통있는 호텔을 꼽으라면 웨스틴조선, 신라, 롯데를 먼저 꼽지만 한화의 플라자호텔도 그에 못지 않는 호텔임.

출처: 플라자호텔

2. 시청 앞 광장에 가면 플라자 호텔을 볼수있는데, 마치 차단막/병풍 처럼 뒷 건물들을 가리고 있음.

3. 시청 광장 앞 자리는 원래 화교들이 모여살며 장사를 하던 곳이었음.

4. 그러던 중 1966년, 소공동 재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됨.

5. 1966년은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이 끝나가던 시기였고, 이 해 말 미국의 존슨 대통령(제 36대)이 방한하였음.

6. 당시 서울시는 존슨대통령 환영회 연습까지 해가며 대규모 인파를 동원하는 행사를 진행하였음.

출처URL 하단 표기
https://lnkd.in/gUgjgZnN

7. 문제는 당시 시청앞 화교부지의 적나라한 상태가 존슨대통령의 방한 기념식으로 전세계에 생중계되었다는 것임.

8. 한국전쟁 이후 이만큼이나 발전했어요, 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고, 당시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제2공화국 정권으로서는 모양이 빠지는 일이 되었음.

9. 이전 글에서도 화교 부지 관련얘기를 다루었는데, 화교도 그 출신 지역에 따라 각자 정착처를 달리 잡았음. 중국은 땅이 넓어 서로 언어도 다르므로 당연한 일이긴했음. 수표동에 모인 것은 산둥성 계열이었고, 시청앞인 소공동에 모인 것은 광동계였음.

10. 현 플라자 호텔 부지는 필지 정리가 안되어 매우 난잡했고, 광동계 화교가 60%가량, 한국인들이 약 40%가량(면적기준)을 소유하고 있었음.

11. 서울시는 이를 7개 지구로 나누어 재개발하는 계획을 밝히고, 토지를 수용하는 대신 현재 플라자호텔이 있는 서울시청을 바라보는 대로변쪽에 화교회관을 지어주기로 약속함.

출처: 서울기록원

12. 그러나 당시 재계인물들도 소공동 땅을 다수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들과 개발 방향이 충돌하게됨. 소공동 재개발에는 이견이 없으나 서울의 얼굴과 같은 땅에 화교회관을 개발해준다는 것에 반대했던 것임.

13. 차일 피일 사업은 미루어졌고, 화교들은 예전 외환은행 본사 (명동초입) 쪽에 가건물을 세워 영업했으나 견디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사람들도 생김.

14. 이때 현재 한화그룹인 한국화약이 소공동 화교소유 토지를 모두 매입하겠다고 나섬. 한국화약이 제시한 단가는 평당 107만원으로 당시 토지시세를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값이었음.

15. 사실 토지주였던 화교 입장에서는 금전적으로는 손해는 아니라고 판단됨. 하지만 어찌되었던 이들과 했던 화교회관을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는 못한 것이됨.

16. 기록의 부족으로 필지 하나하나 찾아볼순없지만, 애초에 화교들이 한국의 땅을 매수할때 중국(당시 청나라)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은 사실임.

17. 화교의 토지매입은 임오군란 이후 부터 1895년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당시 청나라에서 파견된 위안스카이가 조선에서 엄청난 권력을 휘두루던 때였음. 당시 조선인이 토지를 팔지않겠다고 하면 청국의 병력이 린치를 가해 강제적으로 토지를 팔게하는 등의 일이 있었다고함.

손정목, '서울도시계획 이야기2(2013)', 한울, 2. 존슨대통령 방한에서 88올림픽까지 - 도심부 재개발사업

플라자호텔이 병풍 같아 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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